매일 매일

결국 찌질

해가 질 무렵 2014. 9. 10. 00:40











몇년만에 연락이 닿은 사람과 만나서 옛 이야기를 잔뜩 나누고 돌아왔다.
즐거운 시간이었는데 집에 돌아오는길에 씁쓸함에 눈물이 날뻔했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둬야하나..
지나간 것들을 다시 끄집어내서 기억하는건 꽤 슬픈일임을 느낀다.
막걸리를 잔뜩 마시면서 순간 취기가 확 도는 걸 느꼈다. 이런 기분 얼마만에 느끼는거지?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어질어질했다. 재밌었다.
재미있는 시간이었는데 난 지금 너무 너무 서글프다. 결국은 이런게 문제다.
서글프다.
슬프다.
허무하다.
지금 나에게는 아무것도없다.
옛 사람을 만나서 옛 이야기를 나누는건 슬픈일이다.
이 만남이 얼마나 이어지고 어떤 깊이를 가질지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는다.
딱 이정도의 만남이겠지.
내가 싫어하는 유형의 만남이구나.
근데, 이렇게 동네에서 술마시고 히히덕대고 찌질대는게 나름의 재미가있다.
마지 내가 홍-상수 영화의 인물들처럼 된듯한 기분이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