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매일
나들이
해가 질 무렵
2014. 1. 13. 14:12
어제는 다순희, 막둥이랑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애기랑 같이 영화보러 가보고 싶어서 약속을 잡았는데
애들이 버스를 두번 갈아타고 와야 하는데 괜히 고생시킨거 같아서 미안한 맘도 남는다.
포켓-몬스터 극장판을 예매하고 팝콘이랑 콜라도 챙겨서 입장했다.
영화가 시작하니 흥분해서는 "피카! 피카!" "냐옹!" 거리는데 웃겨서 진짜ㅋㅋㅋ
조용히 조용히해도 흥분을 가라앉히질 못해..
집중해서 보나했더니 아직 7살짜리에게는 무리였는지 졸리다 어쩐다 칭얼칭얼
영화 끝부분에서는 화장실이 너무 급하다고 안절부절
지금 생각하면 그냥 다 웃기고 재미있는데 그 당시에는 영화가 끝나자마자 밀려오는 피로감이 어마어마했다.
왜죠ㅜㅜ?
"영화 어땠어~?" 물어보니 "좋았어!!!!!" 라고 답해서 빵터졌다.
지하철을 타고 자리가 없어서 서있었는데 얘가 덥다고 힘들어하니 아주머니께서 자리를 양보해주셨다.
아 정말 감사했다. 그런데 자리에 앉아서는 감사하다고 인사를 안하네!?
"너 인사 안하니?" 물어보니 그제야 인사를 하는데 참..
자려고 누웠다가 이 부분에서 내가 아이한테 잘못했음을 깨닳았다.
"너 인사 안하니?" 는 핀잔하고 지적하는 말이었다. 아이가 어떤 기분을 느꼈을지..
이렇게 말하는게 아니라 "누구야 감사하다고 인사드려야지~" 라고 부드럽게 했어야 했는데
내 기준으로 내 입장에서만 생각했다. 정말 창피하다..
아이를 대하는게 얼마나 조심스러운건지..또 많은 공부가 필요함을 느낀다.
무엇보다 내 인성이 그대로 나오는게 무섭다.
부모가 된다는건(그것도 좋은 부모) 얼마나 위대하고 험난한 과정일지 상상도 못하겠다.
잘하고 싶은데..막둥이 사촌동생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좋은 영향을 주고 싶은데 부족함이 너무 크다.
장난감 사달라고 했는데 선물 사서 놀러 가야지ㅜ_ㅜ